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비례대표 정지숙 의원입니다.
먼저 지난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당선의 영광을 이루신 강임준 시장님과 동료 의원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애석하게도 의회에 입성하지 못하신 동료 의원님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의원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게 어색하기만 하던 것이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2018년 처음 비례대표로 일하며,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증진 및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선서문을 읽던 그 다짐을 잊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4년간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매일 의회 사무실에 출근하며 공부하고 일하는 의원이 되고자 했습니다.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민원일지라도 주민 분들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법과 제도의 한계로 인한 문제는 조례 제정을 통해 바꾸어보려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했고, 합리적 대안과 수많은 갈등 사안에 아파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때론 보람을 느끼기도 하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열심히 일 잘 한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습니다.
능력에 비해 칭찬받고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도움을 주시고 격려해 주셨던 많은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실망에 빠져 있을 때 위로해 주시고, “힘내라” 응원해 주시며, 나만의 잣대로 판단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못했던 까칠한 사람을 동료로 감싸주고 도와주셨던 의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부탁하면 일사천리로 민원을 해결해 주시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좋은 정책과 제안을 해주시며 의정활동을 도와주신 직원분들 감사드립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음에도 일 잘 한다 칭찬과 신뢰를 해주시던 주민분들, 작은 민원 해결에도 고마워 눈물을 글썽이시던 분들의 사랑과 지지가 있어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4년간 시의원 활동의 경험은 군산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큰 꿈을 그리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풀뿌리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주민 주도, 주민 주체의 지방자치를 통한 주민역량의 강화 없이는 지역의 발전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고 나라가 바뀌어도 지역이 변화하지 않으면 결코 내 삶이 바뀔 수 없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 또한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기에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약속했고,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하여 중앙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으로 획기적으로 이양하고, 읍면동 행정혁신과 마을 자치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여 주민자치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했습니다.
선거 때만 주민이 자신의 권리를 느끼는 그런 주권이 아니라 나로부터 행사되고, 어디에나 행사되며, 늘 행사되는 진정한 주민 주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일상적 주민 주권의 시대를 열어 제대로 된 지방자치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는 우리 지역의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제시했는지, 누가 사심 없이 일할 사람인지, 누가 우리 군산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 할 사람인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 해 1조가 넘게 편성되는 군산시 예산에 대해 시민을 대신하여 감시하고 심사해야 할 의원을 선출하는 군산시의회 의원 선거구 8곳 중에 선거를 통해 당선된 지역구는 고작 3곳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정말 필요한 의원들을 선거를 통해 선출해야 합니다.
무투표 당선인이 아닌 시민들의 평등한 선거를 통해 시·도 의원들을 선출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군산시민 여러분! 존경하는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강임준 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지금은 전환의 시대입니다. 사회는 더 이상 꼭대기의 한 명이 아래로 규칙을 내리꽂는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고, 수많은 사람과 조직이 수평으로 만나 교류하는 가운데 의사와 정책이 결정되며 실행과정에도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의제 방향을 정하고, 실험의 성공과 실패를 기반으로 더 큰 정책 결정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주민과 공직자, 그리고 의원이 주민복지와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실현을 위해 서로 함께 해야 할 주체라는 점을 인정하고 협력할 때 따뜻한 공동체가 살아 있는 진정한 주민자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이제 4년간의 시의원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내려놓고 경력단절 여성이 되어 원래 있던 자리인 시민 여러분의 이웃으로, 친구로, 동네 아줌마로 돌아갑니다.
어느 자리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 주민 주도의 따뜻한 군산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함께 할 것입니다.
능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